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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vN드라마2

[드라마리뷰] 나의 해방일지 7회 8회 - 당신의 유년에 나란히 앉아 어제 퇴근 시간. 하루를 잘 마쳤다는 개운함과 약간의 피곤함으로 터덜터덜 늘 걷던 길을 걸었다. 평소와 크게 다를 게 없는 날이었는데, 이상하게 어젯밤에는 유독 내 앞을 앞서가는 한 소녀의 뒷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다. 소녀가 특별해서는 아니었다.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정한 긴 머리, 까만 집업 위에 슬링백 가방 하나를 두르고 운동화를 신은 소녀는 그냥 딱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보였다. 훌쩍 다가온 초여름의 선선한 바람과 어둑해지기 시작한 주변의 저녁 풍경 때문이었을까. 늘 보던 배경에 서 있는 평범한 뒷모습이 어제는 왠지 아련히 마음에 와닿았다. 어쩌면 뭔가 그리웠던 걸까.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문득 이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른 건 그런 아주 사소한 순간 때문이었다. 주로 나는 '너무 좋다'고 느끼는 장면.. 2022. 5. 13.
[장면리뷰] 구미호뎐 - 생활이 된 기다림 속으로 여우누이의 목숨을 거둔 이연은 어딘지 마음이 무겁다. 여우누이는 인간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했다. 인간으로 살고 싶다고. 기회를 달라고. 그녀의 말은 진심같았다.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먼 과거부터 인간으로 둔갑해서 아버지와 형제들의 간을 파먹고 산 여우누이를 살려둘 수는 없었다.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목숨을 사랑하는 남자의 앞에서 거둔 것에 대해서 별 가책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. 마지막 그녀의 소원대로, 남자에게서는 여우누이에 대한 좋은 기억을 모두 지워버렸으니까. 여우누이는 죗값을 치렀고, 남자는 새로운 삶을 살 것이다. 하지만, 그런데도. 그녀가 남긴 말들은 계속 이연의 머리를 어지럽게 울린다. “너도 인간을 사랑한 적이 있잖아. 나 이해하지, 어?” 그 말은 단 한번도 잊은 적이 없던 한 사람을 .. 2020. 10. 13.